최근 1~2년 사이 프렛리스 베이스 문의가 늘었습니다
유튜브 커버 영상에 프렛리스 베이스 특유의 글라이딩 사운드가 자주 등장하면서, 매장에서도 “프렛리스는 처음부터 배울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답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프렛 베이스와 프렛리스 베이스를 항목별로 정리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쪽이 현실적인 선택인지 짚어 둡니다.
프렛 베이스 — 개요

프렛(fret) 은 넥 지판에 박힌 금속 줄로, 손가락을 올리는 위치를 물리적으로 구획해 줍니다. 프렛 사이 어디에 손을 올리든 해당 음정이 자동으로 고정됩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베이스기타의 95% 이상이 프렛 사양입니다.
위에 소개한 Cort GB Short Scale (FGR) 은 스케일 길이(scale length — 너트부터 브릿지까지의 거리로, 이 거리가 짧을수록 프렛 간격이 좁아져 손이 덜 벌어집니다)가 일반 베이스보다 약 2~3cm 짧은 숏스케일 모델입니다. 표준 베이스는 34인치(약 86cm)가 기준인데, 숏스케일은 30~32인치 전후로, 첫 악기로 손이 작은 분이 자주 찾습니다.
프렛 베이스가 입문에 적합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음정이 프렛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왼손 위치가 조금 어긋나도 허용 오차 범위 안에서 음정이 맞습니다. 처음 베이스를 잡는 분이 리듬과 오른손 주법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프렛리스 베이스 — 개요

프렛리스(fretless) 베이스는 지판에서 금속 프렛을 제거한 형태입니다. 마치 콘트라베이스나 첼로처럼, 손가락이 닿는 위치 자체가 음정을 결정합니다. 1mm의 차이도 음정에 영향을 줍니다.
위에 소개한 GrassRoots G Amaze DX/LS (BKS) 는 “라인드 프렛리스(Lined Fretless)” 사양입니다. 라인드는 프렛이 있던 자리에 얇은 선(라인)만 표시해 둔 것으로, 완전히 선이 없는 “언라인드(Unlined)” 보다 음정 기준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초보 프렛리스 연주자에게 한 단계 낮은 진입 장벽을 제공합니다.
프렛리스의 가장 큰 매력은 마노(mwah) 톤입니다. 줄을 눌렀을 때 손가락과 지판 사이에서 나는 특유의 부드럽고 밀착된 울림으로, 재즈·퓨전·월드뮤직 장르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그 소리입니다.
항목별 정면 비교
1. 음정 안정성
프렛 베이스는 손가락 위치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프렛리스는 정확한 위치를 귀로 듣고 교정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매장에서 프렛리스를 처음 잡아본 분이 “음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처음 1~3개월은 음정이 불안정하게 들리는 구간이 거의 필연적으로 옵니다.
| 프렛 베이스 | 프렛리스 베이스 | |
|---|---|---|
| 음정 고정 방식 | 프렛이 자동 결정 | 손가락 위치가 직접 결정 |
| 초기 음정 실수 빈도 | 낮음 | 높음 |
| 안정화까지 기간 | 1~2주 내 기본기 | 최소 3~6개월 |
2. 사운드 특성
프렛 베이스는 어택이 또렷하고 음정의 경계가 명확합니다. 록·메탈·팝 장르에서 드럼과 함께 리듬 뼈대를 잡는 데 적합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프렛리스는 음과 음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포르타멘토(음 미끄러짐)가 가능하고, 마노 톤이 더해져 멜로딕한 베이스 라인에 어울립니다.
3. 왼손 테크닉 요구치
프렛 베이스는 “프렛 바로 뒤를 눌러라”는 기본 룰 하나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프렛리스는 이 룰 대신 “귀로 음정을 판단하면서 손 위치를 조정해라”는 훨씬 높은 수준의 요구가 따릅니다. 프렛 베이스를 충분히 다룬 뒤 넘어가는 경로를 권장하는 이유입니다.
4. 비브라토·슬라이드 표현
비브라토(vibrato — 음정을 좁은 범위로 빠르게 오르내리는 표현 기법)와 슬라이드는 두 악기 모두 가능하지만, 프렛리스에서는 프렛의 물리적 저항이 없어 훨씬 부드럽게 연결됩니다. 재즈 베이시스트가 프렛리스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5. 줄 마모·지판 관리
프렛리스는 지판 목재가 직접 줄과 접촉합니다. 라운드와운드 줄(표면이 거친 일반 줄)을 쓰면 지판 목재가 서서히 파입니다. 플랫와운드 줄(표면이 매끄러운 줄)을 쓰거나, 지판을 에폭시로 코팅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지판 수명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이 부분은 프렛 베이스에서는 거의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6. 장르 적합도
| 장르 | 프렛 베이스 | 프렛리스 베이스 |
|---|---|---|
| 록·메탈·팝 | ◎ 어택 선명, 리듬 라인 명확 | △ 과도한 개성이 될 수 있음 |
| 재즈·퓨전 | ○ | ◎ 마노 톤, 멜로딕 라인 |
| R&B·소울·펑크 | ○ 슬랩 주법 | △ 슬랩은 주로 프렛에서 |
| 월드뮤직·보사노바 | ○ | ◎ |
7. 관리·셋업 비용
셋업이란 줄 높이·인토네이션(개방현과 12프렛 음정을 맞추는 작업)·트러스로드 조정 등을 포함하는 기본 조정 작업입니다. 프렛 베이스는 일반 셋업 비용이 5~10만원선입니다. 프렛리스는 지판 상태 점검이 추가될 수 있어 약 1~2만원 더 들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어떤 쪽을 선택하는지
시나리오 A — 베이스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
프렛 베이스를 먼저 권합니다. 음정 훈련보다 리듬감·오른손 주법·기본 코드 감각을 먼저 쌓는 게 이 단계에서 더 효율적입니다. 1~2년 프렛 베이스를 다루고 나서 프렛리스를 시도해도 늦지 않습니다.
시나리오 B — 재즈·퓨전을 목표로, 이미 기타나 베이스 경험이 있는 경우
GrassRoots G Amaze DX/LS 같은 라인드 프렛리스를 처음 목표로 잡아도 됩니다. 단, 처음 3개월은 음정이 흔들리는 것을 감수하고 천천히 귀를 훈련하는 기간이라고 미리 설정해두면 좌절이 줄어듭니다.
같이 사야 할 것 (실예산 계산)
| 항목 | 가격 | 비고 |
|---|---|---|
| 본체 (프렛, 입문선) | 25~35만원 | Cort GB Short Scale 등 기준 |
| 본체 (프렛리스, 중급선) | 45~55만원 | GrassRoots G Amaze DX/LS 등 기준 |
| 베이스 앰프 (10~30W) | 10~20만원 | 헤드폰만 쓸 경우 모델링 앰프 추천 |
| 케이블 (3m) | 1~3만원 | Mogami / Planet Waves |
| 클립 튜너 | 1~3만원 | 프렛리스는 튜너 의존도가 더 높음 |
| 기그백 | 3~8만원 | |
| 입문 셋업 | 5~10만원 | 출고 상태 그대로 쓰지 않는 게 좋음 |
| 합계 | 약 45~80만원 | 본체 기준 |
프렛리스는 특히 줄 선택이 중요합니다. 라운드와운드는 지판 마모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플랫와운드나 하프라운드 줄을 처음부터 올려두는 것이 지판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줄 가격은 세트당 2~4만원선.
셋업 안내 및 구매 채널
베이스기타는 출고 상태 그대로 쓰면 줄 높이가 맞지 않거나 인토네이션이 틀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프렛리스는 지판 평탄도가 음정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장 셋업을 한 번 받고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셋업 비용은 5~10만원 전후로 매장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구매 채널은 schoolmusic.co.kr 외에 낙원악기상가, 국내 주요 온라인 악기몰에서 실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렛리스는 가능하면 매장에서 직접 소리를 들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 구매 전 확인할 것
- 베이스 경험이 전혀 없다면: 프렛 베이스 먼저, 프렛리스는 그다음
- 재즈·퓨전·월드뮤직이 목표라면: 프렛을 1년 이상 다룬 뒤 라인드 프렛리스로 이동
- 프렛리스를 고를 때: 라인드(선 있음) vs 언라인드(선 없음) 먼저 확인
- 줄 종류 확인: 프렛리스에 라운드와운드 줄이 기본 장착된 경우 플랫와운드로 교체 고려
- 셋업: 두 종류 모두 구매 후 한 번은 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