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을 나중에 달면 무조건 음색이 나빠진다? — 먼저 오해부터 정리합니다
통기타 픽업을 후장착한다고 하면 “원래 내장된 픽업이 더 낫지 않냐”는 반응이 많습니다. 기타를 새로 살 때 EQ 내장 여부를 따지기도 하죠.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저가 내장 픽업보다 별도 후장착 픽업 시스템이 음색 면에서 훨씬 나은 경우가 많고, 특히 중급 통기타를 무대에서 쓰기 시작하면 픽업 업그레이드가 기타 교체보다 효율적인 선택이 됩니다.
매장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연주회용으로 쓰는데 내장 픽업 소리가 너무 딱딱해요. 기타를 바꿔야 할까요?” — 대부분은 기타를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픽업만 교체하거나 추가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통기타 픽업 후장착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방식별 오해와 실제 특성을 먼저 짚고 제품 후보를 정리합니다.
오해 1 — “피에조 픽업은 다 그 ‘딱딱한 소리’다”
피에조(piezo) 픽업은 새들 아래 또는 기타 바디 안쪽에 붙이는 압전 방식 트랜스듀서입니다. 줄의 진동을 압력 변화로 바꿔 전기 신호를 만드는 방식이라 소리가 빠르고 선명하지만, 단독으로 쓰면 고역이 날카롭고 어쿠스틱 특유의 ‘공기감’이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올라갈수록 달라집니다. L.R.Baggs Anthem이나 Anthem Stage Pro 같은 제품은 피에조에 내장 마이크를 혼합하는 방식이라, 피에조 단독 시스템과 음색 차이가 상당합니다. 피에조 = 나쁜 소리라는 공식은 오래된 편견에 가깝습니다.
오해 2 — “마그네틱 픽업은 일렉기타 소리가 난다”
마그네틱 픽업은 사운드홀(기타 울림구멍)에 끼워 쓰는 방식으로, 자석 원리로 스틸 현 진동을 읽습니다. 일렉기타 픽업과 원리는 같지만, 어쿠스틱용으로 설계된 제품은 음색이 상당히 다릅니다.
대표 모델인 L.R.Baggs M80은 유저 리뷰에서 “어쿠스틱 느낌이 살아있다”는 평이 자주 등장합니다. 드릴이나 배선 작업 없이 사운드홀에 탈부착할 수 있어서, 픽업을 처음 다는 분들에게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다만 나일론 현(클래식기타)에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마그네틱 픽업은 철 성분이 있는 스틸 현 전용입니다.
오해 3 — “설치는 직접 하면 된다”
픽업 종류에 따라 설치 난이도가 크게 갈립니다.
| 방식 | 대표 제품 | 설치 방법 | 난이도 |
|---|---|---|---|
| 사운드홀 마그네틱 | L.R.Baggs M80 | 사운드홀에 탈부착 | ★☆☆ (혼자 가능) |
| 내장 마이크+피에조 혼합 | L.R.Baggs Anthem | 기타 내부 배선, 엔드핀 잭 가공 | ★★★ (전문가 권장) |
| 피에조+프리앰프 | L.R.Baggs IMIX | 새들 교체, 엔드핀 잭 가공 | ★★☆ (경험자 가능) |
M80 같은 사운드홀 방식은 별도 공구 없이 혼자 설치 가능합니다. 반면 Anthem이나 IMIX처럼 엔드핀 잭을 기타 바디에 뚫거나 새들을 교체해야 하는 작업은 매장 셋업을 권장합니다. 잘못 가공하면 기타 바디를 영구 손상할 수 있습니다.
셋업 비용은 픽업 설치 난이도에 따라 2만원(단순 장착)~10만원(새들 교체·배선 포함)선이며, 낙원악기상가나 schoolmusic.co.kr 등 전문 매장에서 사전 문의 후 진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예산별 후보 정리
L.R.Baggs M80 — 약 23만원

사운드홀에 끼워 쓰는 마그네틱 방식. 설치가 간단하고 탈부착이 자유로워 여러 기타에 번갈아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피드백(하울링)에 상대적으로 강해 소규모 라이브나 카페 공연 정도에 충분합니다. 스틸 현 전용이라는 점은 구매 전 확인할 부분입니다.
L.R.Baggs IMIX — 약 32만원

엔드핀 잭 방식의 언더새들 피에조에 내장 프리앰프가 포함된 구성입니다. 언더새들(under-saddle) 이란 기타 새들 아래에 얇은 피에조 스트립을 깔아 진동을 감지하는 방식입니다. 설치 후 외관이 깔끔하고 PA 직결이 가능한 점이 장점입니다. 새들 가공이 필요해 설치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L.R.Baggs Anthem — 약 49만원

피에조 + 내장 마이크 혼합 방식. 마이크가 기타 울림통의 공기 진동을 직접 잡아줘서 피에조 단독보다 어쿠스틱 음색이 살아납니다. 유튜브 데모 영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무대에서도 어쿠스틱처럼 들린다”는 평가가 이 시스템을 두고 나옵니다. 설치는 전문가 작업이 필수입니다.
L.R.Baggs Anthem Stage Pro — 약 58만원

Anthem의 라이브 특화 버전. 피드백 저항성을 강화한 구성으로, 모니터 스피커와 가까운 무대나 PA 볼륨이 높은 공연 환경에 적합합니다. 음색 자체는 Anthem과 유사하되 라이브 환경의 안정성이 올라갑니다.
픽업 후장착 대신 이 선택지도 있습니다 — Corona Aphrodite AP-100HSEQ

기존 기타에 픽업을 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픽업이 내장된 기타로 교체하는 방향입니다. 픽업 설치 비용 없이 바로 PA 연결이 가능하고, 헤드리스 설계로 이동이 편합니다. 다만 소장 중인 기타의 음색이 마음에 들어서 픽업만 추가하려는 분에게는 맞지 않는 방향입니다.
같이 사야 할 것 (실예산 계산)
픽업값만 보고 예산을 잡으면 막힙니다. 설치 비용과 필수 주변 기기를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 항목 | 가격 | 비고 |
|---|---|---|
| 픽업 본체 | 23~58만원 | 방식·모델에 따라 상이 |
| 전문가 설치 비용 | 2~10만원 | 사운드홀 마그네틱은 불필요, Anthem 계열은 필수 |
| 9V 배터리 (프리앰프 포함 모델) | 0.5~1만원 | 상시 예비 보유 권장 |
| 기타 케이블 (TS 6.35mm) | 1~3만원 | Planet Waves / Mogami 권장 |
| DI 박스 (무대용) | 3~10만원 | PA 직결 시 음질 안정에 도움 |
| 합계 | 약 30~80만원 | 픽업 선택과 설치 범위에 따라 달라짐 |
구매 전 확인할 것 — 케이스별 정리
카페·소규모 공연 위주, 설치 간편하게 하고 싶다
→ L.R.Baggs M80. 사운드홀에 끼우고 빼면 되고, 별도 배선 작업 없음. 스틸 현 확인 후 구매.
중급 통기타를 무대에서 쓰기 시작했고 음색도 중요하다
→ L.R.Baggs Anthem. 설치 비용이 붙지만 피에조 특유의 딱딱함이 상당히 개선됨. 설치는 매장 의뢰.
볼륨 높은 밴드 공연이나 피드백이 걱정되는 환경
→ L.R.Baggs Anthem Stage Pro. Anthem보다 피드백 저항성이 높음. 가격 대비 효과를 공연 빈도와 맞춰 판단.
아직 기타 자체를 고르는 단계라면
→ 픽업 후장착보다 Corona Aphrodite AP-100HSEQ처럼 픽업 내장 모델을 처음부터 선택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 단, 기타 본체 음색을 먼저 들어보고 결정을 권장.




